한앤코, 남양유업 대변화 예고…자산 팔고 밸류업 나선다

입력 2024-01-04 16:46   수정 2024-01-05 09:19

이 기사는 01월 04일 16: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3년 간의 분쟁 끝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쥐면서 회사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모펀드(PEF) 특유의 밸류업 전략을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는 4일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 선고 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한앤코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놓고 “긴 분쟁이 종결되고 이제 홍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며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을 세우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52.63%를 3107억원에 인수한 뒤 주주총회를 통해 새 이사진을 꾸릴 전망이다. 홍 회장의 협조가 뒷받침되면 3월 정기 주총 전 임시주총을 통해 새 이사진을 출범시킬 방침이다.

한앤코는 새 경영진과 함께 남양유업의 대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그간 잇단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상태다. 2013년 대리점 물품 강매 사건이 알려진 이후 대대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으로 불매운동 불길이 계속됐다. 한앤코는 우선 남양유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명 변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남양은 창업주 일가의 본관인 '남양 홍씨'에서 따왔다.

남양유업은 불매 운동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이 600억원에 이르는 우량 기업이었다. 하지만 2020년 이후론 적자 신세다. 2022년 매출 9646억원, 영업손실 868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 매일유업과도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은 매출 1조6856억원, 영업이익 606억원을 냈다. 불매 운동 탓도 있지만 3년간의 경영 공백으로 경쟁사가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사이 신성장동력 발굴이 늦어진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앤코는 재무 개선을 위한 자산 효율화 작업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의 현금성자산은 636억원으로 2022년 말(796억원)보다 줄고 있다. 한앤코 체제에선 비영업자산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적인 비영업자산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본사 건물(1964빌딩)이다. 지상 15층 가운데 약 40%가 비업무 용도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접건물과 비교한 시장가치로 2000억원대가 거론된다.

운전자본 효율화를 위한 작업도 관측되고 있다. 남양유업의 매출 대비 운전자본은 24%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10% 전후 수준을 오가고 있다는 점에서 운전자본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은 지난 15년간 일정한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많은 운전자본을 투입하고 있다"며 "평균 수준(8%)으로 개선될 경우 약 1550억원이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2021년 남양유업 인수 발표와 함께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공개매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관전거리다.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차파트너스는 작년 2월 주주제안을 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도 한앤코 경영권 인수가(주당 82만원)와 동일하게 공개매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지배주주가 된 한앤코를 환영한다"면서 재차 공개매수 제안을 내놨다. 남양유업은 이날 0.34% 오른 59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4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한앤코로 주인이 바뀔 것으로 기대되면서 급등세를 탔다.

하지은 / 민경진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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